안녕하세요. 새해가 밝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서 많은 명소를 찾아 다녀오기도 하는데요. 저는 여자친구와 새로운 계획을 세워서 이번에는 한라산 정상을 한번 다녀와 보기로 마음먹고 실행하였답니다. 평소에 원래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두사람이기 때문에 이번 도전이 정말 큰 맘을 먹고 하게 되었어요. 한라산 등산코스 중에서 그나마 가장 할만하고 또 초보자들에게 적합하다고 하는 코스가 바로 성판악 코스 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정한 코스는 바로 성판악 코스 인데요. 그치만 일단 올라가는 길을 그대로 다시 내려오게 된다면 너무 시시할 것 같기 때문에 내려올 때는 반대코스인 관음사 코스로 내려오기로 하였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차량이었는데요. 올라갈 때는 성판악으로 올라가고 내려올때는 관음사 쪽으로 내려온게 된다면 둘 중 한번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거나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하는데 생각을 해 보니 새벽이른 시간 보다는 등산 하고 내려오면 몸이 되게 피곤할 듯 하여서 관음사 쪽에 차량을 주차 한다음에 택시를 타고 성판악 입구까지 이동하기로 했어요.
그렇게 저희는 이른 새벽부터 이동을 해서 관음사 코스 입구 주차장에 주차를 하였는데요. 근데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사람이 되게 없더라고요. 너무 한적해서 정말 이게 등산코스가 맞는지...의심스러울 정도 였답니다. 아무튼 차량은 주차를 하고나서 콜택시를 타고서 성판악쪽으로 바로 이동을 하게 되었고요.
헐..성판악쪽이 가장 쉬운코스라고 해서 그런지 입구부터 사람들이 정말 바글바글 했습니다. 산을 오르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고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던거 같았어요. 눈이 많이 오고 난 후라서 저희도 아이젠을 잘 착용하고나서 한걸음 한걸음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힘들더라고요. 등산이라고는 동네 뒷산정도만 오르락 내리락 해 보았던게 전부인데 등산 초보 둘이서 1900m가 넘는 한라산 꼭대기까지 도전을 하다니..젊은 패기로 도전을 하는거죠! 한시간..두시간..오라가는 동안에 말수도 줄어들고..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동반이기 때문에 너무 좋은 시간이었죠. 3시간 정도 올라가보니 드디어 중간에 쉼터인 진달래꽃쉼터 라는 곳에 도착을 했습니다.
역시 이 곳에서 사람들이 한번씩 쉬어가는 코스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역시 머물고 있더라고요. 저희도 이 곳에서 뜨끈한 라면을 먹기 위해 준비를 해 온 컵라면과 보온병을 열어봤는데요.ㅠㅠ글쎄...보온병이 고장이 났는지 새벽에 담아두었던 뜨거운물이 다 식어서 미지근 하더라고요. ㅠㅠ 완전 컵라면을 씹어먹다시피 했던거 같았어요.
한라산 성판악코스를 오르면서 정말 신기 했었던 것이 있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한라산 까마귀 였습니다. 정말 신기한게 까마귀가 사람을 전혀 무서워 하지 않고, 또 더 신기했던거는 덩치가 독수리 정도의 사이즈라는게 너무너무 놀라웠습니다. 보통 지금껏 살아오면서 보았던 까마귀들은 까치나 비둘기만한 사이즈라고 알고 있었는데 한라산 까마귀는 정말 너무 컷는데 또 그 큰 녀석들이 사람을 안무서워하고 바로 옆에 앉아서 막 울어대는것도 신기했어요.
휴식을 마치고 다시 오르기 시작해서 한시간 반 가량 정말 힘들게 올라가다보니 드디어 정상이 보이더군요. 너무 힘들었지만 책으로만 보았었던 한라산 백록담을 보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등반을 해 본 것인데 이렇게 정상까지 포기하지 않고 올라왔다는게 너무 뿌듯했던 순간이었어요. 겨울이었기 때문에 백록담 정상에는 관리자 분들이 안전을 위해서 제한시간을 설정해 두어서 빨리 내려가라고 방송을 했습니다. 내려가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어두워지면 위험하잖아요. 저희도 서둘러서 계획했던 코스인 관음사 코스로 하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판악쪽으로 하산하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었고, 조금 더 오래걸리고 난코스라고 하는 관음사쪽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만 내려가더군요. 그 중에 저희도 있고요. ㅋㅋ미쳤죠..;; 하지만 내려오는 내내 설산의 절경은 정말 성판악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고 좋습니다. 다양한 풍경이 눈앞에 그려지는게 너무너무 좋았고요. 산이 너무 예뻐서 내려오는 동안에 찍은 사진들이 올라갈때보다 많았던거 같아요. 좀 가파른 지형에서는 안전하게 계단이 만들어져 있기도 했고요.
너무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내려 가도가도 정말 끝이 안보이 더군요. 겨울이라 날이 정말 빨리 어두워지는데 내려가다보면 정말 무릅이 아파오기도 하고 역시 등산이 쉽지 않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한라산 성판악코스로 그냥 내려갔으면 그나마 조금 편하게 내려가기도 했을텐데 관음사쪽은 더 코스의 길이도 길고, 가파른 구간이 있다보니 중간에 낙오를 하는 사람들도 종종 보였습니다. 도저히 못 내려가겠다 싶으면 중간중간 안전요원을 부르면 대리러 오더라고요.
정말 힘들었습니다. 내려오는 동안 정말 나 자신과의 싸움이 되는 것 처럼 나중에는 아무생각없이 그냥 걷기만 했던거 같아요. 역시 산은 올라갈 때 보다 내려갈 때가 더 힘들다고 한 이유를 알았는데요. 안쓰던 무릅을 계속해서 쓰니까 결국엔 왼쪽 무릅이 발을 딛을 때마다 욱신거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여자친구는 잘 걷던데..체면이 말이 아니였죠..그치만 이미 날이 어두워진터라 지체없이 걷기를 계속했어요. 한라산 정상에서 하산을 시작한지 6시간만에 겨우겨우 관음사쪽 출구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ㅠㅠ 너무 너무 감격스러웠어요. 정말 내가 이렇게 등산을 하게 될 줄이야. 신기했고, 뿌듯했어요. 무릅에 아픔은 잠시 남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여자친구와 함께 한라산 정상을 찍고 내려와 등판증? 같은 것도 받게 되었고, 너무너무 뿌듯한 하루였어요.
저희는 녹초가 되어서 차 안에서 잠시 쉬고나서 숙소로 향했는데요. 정말 성판악쪽에 주차 안하고 이쪽에 해 두기를 잘했다 싶더라고요. 새벽부터 일어나서 너무너무 힘든 하루였지만 여행을 해 보았던 이래로 가장 뿌듯한 하루였었던거 같았어요. 이번에 들었던 생각이 아~등산을 하기 위해서는 정말 어느정도의 운동은 좀 한 상태에서 시작해야 겠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정말 이번 한라산 성판악코스 등반처럼 아무 준비운동 없이 다음에 또 간다면 그 땐 정말 무릅이 나가버리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꼭!! 등산 전에 한두달 전부터 다리운동은 어느정도 해 두는게 좋은거 같아요.